바나나 등 칼륨이 다량 함유된 식품의 섭취량을 늘리는 게 고혈압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구진은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21일(현지시간) 더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조지 국제보건연구소(GIGH) 연구팀은 "매일 1g의 칼륨을 추가로 섭취하는 것이 고혈압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언급한 '매일 1g의 칼륨'은 중간 크기의 바나나 2개 또는 시금치 한 컵, 큰 고구마에 들어있는 양을 말한다. 실제 칼륨은 바나나를 비롯해 녹색 잎채소와 콩류, 견과류 등에 많이 함유돼있는데, 나트륨 배출 작용을 도와 고혈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021년 중국에서 5년간 2만995명을 대상으로 소금 대체품과 뇌졸중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논문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칼륨이 다량 포함된 소금을 사용한 집단의 연구 대상자들에게서 혈압이 낮아지고, 뇌졸중과 심장질환 발생 위험도가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혈압 하락분의 80% 정도는 소금 섭취 축소가 아닌, 늘어난 칼륨 섭취 때문으로 조사됐다. 매일 칼륨 섭취량을 1g 늘리면 혈압이 2mmHg만큼 떨어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염화나트륨 과다와 칼륨 부족 모두 고혈압과 뇌졸중, 심장질환, 조기사망 위험과 연관이 있다"면서도 "염화칼륨이 들어간 소금 대체품을 사용하면 이런 위험을 즉각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드물게는 칼륨 과다 복용 시 고칼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어 적당량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전문지 '저널 오브 휴먼 하이퍼텐션'(Journal of Human Hypertension)에 실렸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