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프랑스 브랜드 등을 내세워 한국에 진출한 해외 베이커리들이 잇달아 철수하거나 크게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이 포화인데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베이커리업체들에 밀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브리오슈 도레’는 국내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프랑스 외식기업인 르 더프그룹이 운영하는 브리오슈 도레는 2013년 건설업체인 대우산업개발이 국내에 들여왔다. 한때 매장을 20개까지 늘렸으나 지난해 6개로 급감했고, 최근 대우산업개발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을 닫았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엔 ‘영업종료’ 안내가 게시돼있다.
또 다른 프랑스 베이커리 곤트란 쉐리에도 초기엔 돌풍을 일으키는 듯했으나 매장 수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곤트란 쉐리에는 프랑스 유명 파티시에로 국내를 비롯한 프랑스 파리에 매장을 냈고, 싱가포르, 일본 도쿄 등에도 진출했다. 국내에선 2014년에 첫 매장을 냈으나 현재 매장 수가 32곳에 그친다. 2021년 26곳에서 3년새 불과 6곳 늘렸다.
2013년 3월 제과점업 중기적합업종 지정 이후 브리오슈 도레, 곤트란 쉐리에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피에르에르메’, 미국의 ‘쿠쿠루자’, ‘주니어스치즈케익’,‘레이디엠’,‘치즈케익팩토리’, 일본의 ‘몽상클레르’,‘핫삐돌체’ 등 외국계 베이커리 브랜드가 대거 국내 시장에 들어왔으나 크게 성공한 브랜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베이커리 시장이 포화인데다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시장 포화 속에서도 국내 양대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매장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매장은 2018년 3366개에서 지난해 3428개로 5년새 62개 증가했다. CJ푸드빌이 보유한 뚜레쥬르도 2019년 1291개에서 지난해 1321개로 30개 늘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K푸드 열풍을 타고 해외 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매장으로 늘리고 있다. 파리바게트의 해외 매장 수는 2018년 400개에서 지난해 530개로 130곳 급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