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업무 중단까지 나서자 간호사들이 업무 부담 가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간호사가 인턴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화제를 모았다.
자신이 '빅5'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지금 인턴만 파업 중이고 곧 전공의까지 파업한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인력이 부족하니 인턴 업무를 간호사에게 하도록 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A씨는 "전공의까지 파업하게 되면 간호사들이 환자의 컴플레인과 의사의 업무를 다 받고 만일 환자가 잘못될 경우엔 법적 책임까지 떠안게 될 텐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기에 전공의까지 파업하면 답이 없다"며 "이미 병원에 중환자분들 너무 많은데, 다른 병원에 전원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저 환자들 내버려 두고 나가버리면 죽이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의 일부 전공의들은 19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날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 상황이다.
A씨는 "전공의까지 없는 상태에서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어떡하냐"며 "바로 처방하러 달려올 사람이 없어 약을 못 준다. 의사가 파업하려는 이유는 알겠지만, 최소한 파업을 하더라도 병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대처방안을 내놓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접한 한 병원의 근무자는 댓글을 통해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인공호흡기도 진료보조(PA) 간호사가 다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사실관계가 다른 것 같다"면서도 "추가 의견을 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대행하지 않고 있는 게 맞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지금은 환자를 중심에 두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기준 국내 전공의의 55% 수준인 641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