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합당에 합의한 지 열흘 만에 사실상 분당(分黨) 국면을 맞게 됐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측이 이준석 공동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통합을 파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표 측 김종민 최고위원은 1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김종인을 끌고 오기 위해 이낙연을 지워버리려는 의도로 오늘 최고위에서 말도 안 되는 비민주적 안건을 강행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전체적으로 통합 파기를 기획하고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선거 관련된 모든 일체를 전권 위임한다는 것이 정상적인가"라며 "이것을 계속 주장한다는 건 통합을 유지할 생각이 없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개혁신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서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 위임'과 '당원 자격 심사위원회 설치' 등 안건을 다수결로 의결해 선거운동 지휘를 이준석 대표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당원 자격 심사위'가 설치되면서 이준석 대표는 자신과 대립해 온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등의 입당도 거부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이준석 대표 측 주도로 표결이 진행되자,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낙연 대표 측은 오는 20일 오전 11시 통합 개혁신당 방침과 관련한 중대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낙연 대표는 이날 '새로운미래'의 정당 대표로 등록됐다. 사실상 개혁신당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통합을 파기하려는 이유에 대해 "지지층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위기의식을 느껴 통합을 파기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5일 받은 정당 국고보조금과 관련해 "당연히 국민들이 보기에 부당한 자금 집행이 될 것"이라며 "대국민 사기다. 국고 환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미래 측에서 오늘 최고위 표결에 불응하기 위한 비난성 발언을 하는 것에 대응하지 않겠다. 민망하다"며 "또한 탈당하는 의원이 생겨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될 경우 개혁신당은 기지급된 국고보조금 전액을 반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