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14일 오후 9시 34분
국내 홈리빙업계 1위 브랜드인 모던하우스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오늘 매장에 진열한 상품 중 3분의 1은 1년 뒤 신상품으로 바꾼다. 둘째, 모든 입점 상품은 3년 주기로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이른바 ‘3과 ⅓’ 원칙이다. “모던하우스는 언제 가도 늘 새롭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원칙을 만든 건 2017년 이랜드그룹으로부터 모던하우스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다. 모던하우스는 1996년 이랜드리테일의 홈리빙 사업부로 시작해 알짜 사업부로 꼽혔다. 그러나 유동성 위기를 겪던 이랜드그룹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6860억원에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모던하우스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에도 2년간 영업손실을 냈다.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가격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고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도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MBK파트너스는 효율화에 집중했다. 구색을 갖추기 위한 상품에 큰 비용을 낭비하고 있었다. 잘 팔리지 않는 상품 순서대로 30%를 쳐내고 불필요한 상품을 덜어냈다. 매장마다 제각각인 판매 프로세스도 표준화했다. 그 결과 직원 1인당 생산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MBK파트너스는 자체브랜드(PB) 상품도 확대했다. 이랜드그룹 시절 모던하우스의 PB 상품 비중은 30~40%에 그쳤다. 지금은 70%에 달한다. PB 상품 판매량이 늘면 수익성이 올라갔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모던하우스의 PB 상품 비중을 7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비효율을 걷어내고 PB 상품 강화로 수익성을 높이자 모던하우스는 2020년부터 다시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3과 ⅓’ 원칙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경쟁 브랜드인 ‘자주’와 ‘무인양품’이 패션의류 분야에 집중할 때 모던하우스는 특정 카테고리에 편중되지 않고 새로운 상품 발굴에 힘을 쏟았다. 이런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재방문객이 늘었고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모던하우스는 지난해 413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3474억원) 대비 18.9%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0년 410억원에서 지난해 577억원으로 40.7% 급증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신제품으로 승부하는 전략이 2030세대 1인 가구에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