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0일 11:5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주요 상장사가 경제관료와 최고재무책임자(CFO)·투자은행(IB) 출신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경영 환경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들의 정책기획·재무관리 역량이 높이 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경제 관료 모시는 삼성 LS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S그룹 계열사인 LS일렉트릭은 다음 달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 관료다. 2004~2007년에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으로 부동산 대출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처음 도입했다. 2009~2011년 기재부 장관을 맡았고 현재는 자신의 성을 딴 윤경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다음 달 주총에서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사외이사 및 감사로 신규선임한다.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3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산업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장관 재임 시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처리를 주도했다.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현재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삼성증권은 다음 달 주총에서 박원주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한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산업정책실장과 특허청장을 거쳤다.
검찰·국세청 출신들도 기업 이사회에 줄줄이 진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다음 달 주총에서 김경수 전 부산고등검창철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약품도 주총에서 최용훈 전 대검찰청 인권정책관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선임한다. 휴스틸은 다음 달 주총에서 한재연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삼성·신한지주 CFO도 영입기업 사업재편을 뒷받침할 재무통·IB 전문가의 영입도 이어지고 있다. 하림지주는 주총에서 장동기 전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를 사외이사 겸 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휠라홀딩스는 정재준 전 한세실업 CFO를 감사로 선임한다. 정 CFO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제일모직 패션부문 글로벌 CFO를 거쳤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3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현 고문)을 사외이사로, 타나카 조다만 마샤스웨 칼라일 파트너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최현만 전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거쳐 미래에셋증권 창업 당시인 1999년 말 합류했다. 2016년 5월 당시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부회장)에 취임한 뒤 대우증권 통합 등을 진두지휘했다. 타나카 파트너는 2011년 칼라일에 합류해 시그노드인더스트리얼, 아토텍, 노리온 등에 투자에 관여했다. 칼라일은 2022년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매입하면서 이사회에 진입하게 됐다.
기아도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이인경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 부사장은 안진회계법인, 모건스탠리프라퍼티스 등을 거쳐 2006년 MBK에 합류했다. 그는 MBK 투자처를 총괄 관리하면서 80여곳에 이르는 국내외 투자자(LP)와 소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신도리코는 삼일회계법인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사장을 지낸 서동규 사장을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다음 달 정기주총에 올린다. 서 사장은 지난 1월에 이 회사 대표이사(사장)로 내정된 바 있다. 그는 삼일회계법인에서 M&A·기업실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ADT캡스, 현대증권, 팬오션 등에 대한 매각자문 작업을 지휘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경택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한다. 그는 수출입은행에서 플랜트금융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총괄한 바 있다. PF 구조를 짜고 투자자를 모으는 업무를 총괄하며 전문성을 닦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