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파업 여파에 대작도 없어…부진한 美 박스오피스

입력 2024-02-19 08:51
수정 2024-02-1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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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날 연휴 기간 미국 박스오피스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감소하며 올해 영화 시장 부진을 예고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6~18일 미국·캐나다 영화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7억6410만달러(약 1조원)로 집계됐다. 2020년 같은 기간 13억달러 매출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은 매년 2월 셋째주 월요일을 공휴인인 대통령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날(2024년 기준 2월 19일)을 낀 연휴 기간 성적은 한 해 영화시장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이정표로 꼽힌다.

폴 데르가라베디언 컴스코어 수석 미디어 분석가는 부진의 원인을 "올해 관객을 끌어올만한 연휴 블록버스터 효과가 크리스마스부터 나타나지 않았다"고 짚었다. 지난해에는 2022년 12월 개봉한 '아바타:물의 길'이, 2022년에는 2021년 말 개봉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 관객들을 연초까지 극장으로 유인하는 효과를 냈으나 작년에는 이러한 작품이 없었다는 얘기다.

올해도 2000개 이상 영화관에서 개봉한 작품이 11편으로 지난해 9편보다 많지만, 면면이 살펴보면 블록버스터급이라고 부를 만한 작품은 없다는 평가다.

스파이더맨 세계관 기반의 첫 여성 주연 영화인 '마담 웹(다코타 존슨 주연)'이 기대를 모았으나 레게 음악의 전설 밥 말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밥 말리:원 러브(킹슬리 벤 아디르 주연)'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원 러브와 마담 웹은 지난 14일 개봉한 이래 17일까지 미국에서 각각 2770만달러, 1510만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마담 웹의 오프닝 성적은 마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중 가장 저조하다.

마켓워치는 "올해 할리우드 박스오피스는 냉정한 출발을 보였으며 마담 웹의 실망스러운 결과는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할리우드 배우·작가 파업으로 인한 일부 작품의 개봉 일정 지연도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