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카드를 턱밑까지 쫓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등의 여파로 업황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 방어’가 올해 카드업계 순위 경쟁의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620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6094억원으로, 두 회사의 순이익 차이는 112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191억원)보다 차이가 좁혀진 수치다.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신한카드의 감소폭이 더 컸다. 신한카드 순이익은 전년 대비 3.2% 줄어들었다.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2.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삼성카드가 선방한 것은 ‘내실 경영’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선제적으로 자금을 저금리에 조달한 데다 무이자할부 혜택 등을 대폭 축소했다. 자동차 캐시백 비율도 0%대까지 낮추면서 몸집을 키우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삼성카드(8100억원)가 2년 연속으로 신한카드(8032억원)를 앞섰다. 삼성카드는 금융지주 계열인 신한카드보다 더 높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순이익 산정에 영향을 미친다.
실적이 공개된 금융지주 계열인 KB국민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 등은 순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는 전년 대비 7.3% 줄어든 3511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10.9% 감소한 1710억원이었다. 우리카드는 45.4% 급감한 1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 컸다”며 “작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독자가맹점 망 구축을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0.41%포인트 증가한 1.45%를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0.3%포인트 늘어난 1.2%였다. KB국민카드(1.03%), 하나카드(1.67%), 우리카드(1.22%) 등의 연체율도 일제히 1%대로 올라섰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