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지 않았던 순간 없었다"…기초수급자 사연 보니

입력 2024-02-18 09:29
수정 2024-02-18 09:30

"태어나고 가난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습니다. 제가 부족하고 힘드니까 (사회적 기준에) 항상 미달한다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18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최근 동구청으로 아픈 어머니를 홀로 모시는 대학생 김모(21)씨의 편지가 왔다.

김씨는 동구가 디딤씨앗통장 해지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맞춤형 자립 지원 사업으로 도움을 받았다. 아르바이트로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는 김씨는 지난해 5월 디딤씨앗통장을 해지했다. 24세까지 유지할 수 있는 이 통장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청소년 등이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자치단체가 10만원 한도로 매월 지원하는 것인데 김씨는 학자금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지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김씨가 동구의 맞춤형 지원 사업을 알게 돼 지원을 신청한 것이다. 이 사업 덕분에 김씨는 운전면허와 컴퓨터 자격증을 취득했고 사회복지사 멘토에게 진로 상담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편지에서 "어머니는 항상 '힘들면 포기해도 된다'고 말씀했지만, 저는 '더 해보라'는 응원의 말이 듣고 싶었던 것 같다"며 "언젠가 후배 사회복지사로 인사 드릴 수 있게끔 더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동구가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등과 연계해 지난해 시범 실시한 이 지원 사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