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처 무상 지급…'토종 OTT' 속앓이

입력 2024-02-16 19:38
수정 2024-02-17 02:27
2963억원.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3사가 2022년 낸 영업손실 합산액이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지난해 영업손실은 이보다 더 많은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3사 모두 출범 이후 한 번도 영업흑자를 낸 적이 없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토종 OTT 3사는 취약계층에 OTT 구독권 무상 지급을 검토 중인 정부 움직임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인한 경영난에 골머리를 앓는 와중에 신경 쓸 일이 늘어서다. OTT업체 관계자는 “구독료 때문에 OTT를 보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정부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정부가 통신사에 하는 것처럼 OTT업체에 대한 요구사항을 늘려나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장 지배 사업자인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사업 대상에서 쏙 빠진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가 쉽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토종 OTT에만 복지 부담을 지웠기 때문이다.

최근 토종 OTT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다. 티빙의 영업손실은 2021년 762억원에서 2022년 1191억원으로 늘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는 증가했는데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브 역시 같은 기간 558억원에서 1217억원으로 영업손실이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왓챠는 2019년 이후 4년째 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2022년 국내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142억8006만원이다.

국내 OTT 시청 행태는 ‘넷플릭스 천하’가 굳건하고 그 뒤를 이어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왓챠 순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논의 중이기도 하다. 티빙은 최근 야구 축구 UFC(격투기) 등 스포츠 중계를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