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낙연 합치니 '4%'…이강인 '하극상'에 다 묻혔다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4-02-17 07:39
수정 2024-02-17 07:42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합당하면서 공동대표로 등장했으나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들의 관심 정도를 나타내는 포털 검색량 지표에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합당 전에는 각각 3%를 받았는데 오히려 합당 후 조사에서 5% 미만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PSG)의 충돌로 정치권 이슈가 전반적으로 묻혔다는 평가다. 정치권 이슈 가져간 축구계
16일 검색량 지표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9~16일 이강인 15, 손흥민 11, 이준석 공동대표 4, 이낙연 공동대표 3, 조국 전 법무부 장관 3 등 순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표는 가장 관심도가 높을 때를 100을 기준으로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설 연휴 초반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대표의 신당 등 제3지대 주요 세력이 합당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으나 이내 움츠러들었고 상승세를 이어갈 유인물을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가 정치적 성향이 다소 다른 민주당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와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과 함께 연대하는 모양새에 기존 개혁신당 당원들이 반발하면서 '탈당 러시' 분위기도 이어졌으나, 이 또한 지지자들 사이에서만 논란이 됐을 뿐 그밖에는 큰 관심을 못 끈 것으로 해석된다.

이슈는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설이 흡수하는 모양새다. 최근 더선 등에 따르면 2023 아시안컵 준결승전인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시간에 손흥민이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는 이강인을 제지하면서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이 주먹질로 맞대응하는 등 감정의 골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 전날 대표팀의 만찬은 결전을 앞두고 화합하며 '원팀'임을 확인하는 자리다. 결국 이러한 논란은 한국축구협회(KFA)의 책임론을 키우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

특히 이 대표는 기존 개혁신당 창당 시에도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 국민의힘 전 대표로 그의 창당은 여권 분열로 귀결될 수 있는 만큼 큰 관심이 집중되는 듯했으나, 바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윤석열 대통령의 갈등설로 이목이 쏠리면서다. 이준석·이낙연 신당 각각 3%였는데…합치니 4%
최근에는 신당 창당과 총선 출마를 선언한 조 전 장관이 그나마 정치권에서 관심을 받는 모양새지만, 이 또한 다시 반짝 관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를 선언한 13일 검색량이 이 전 대표들의 검색량이 최고치였을 때와 비교하면 70% 정도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최근에는 내림세로 접어들어 별 관심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이강인과 손흥민 대신 한 위원장이나 이재명 대표를 넣으면, 같은 기간 이준석 20, 이재명 대표 16, 이낙연 14, 조국 15, 한 위원장 9 등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관심이 저조해지는 16일부터는 한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다시 국민의힘과 민주당 쪽으로 관심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9시에 이재명 대표 19, 조 전 장관 15, 한 위원장 11, 이준석 3, 이낙연 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류는 지지율에도 반영된 듯 보인다. 한국갤럽이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1%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 오르고, 민주당은 4%포인트 내리면서 양당 지지율은 오차 범위 내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대표가 합당하기로 한 후 처음 나온 결과여서 주목됐는데, 개혁신당 지지율은 4%에 그쳤다. 흡수할 것으로 기대됐던 무당층은 24%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늘었다.

직전 조사에서 기존 개혁신당은 3%, 이낙연 신당은 3%였다. 합쳤는데 오히려 지지율은 떨어진 듯한 모양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지난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동안 제3지대 정당의 지지율을 물어보면 대체로 한 8%가 최대치로 나온다. 이준석 이름을 불러주고 이낙연 이름을 불러주면 그보다 좀 더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이름을 다 뺐을 때는 그렇다"면서 "2월 말까지 두 자리 숫자 10%를 갈 수 있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정당 지지율 여론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3.7%다.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