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의 성장세는 기대할만 하다고 한국투자증권이 16일 분석했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3억9000만달러(약 3조1800억원), 연간 매출은 98억달러(약 13조원)로 전년 대비 각각 6.2%, 3% 가량 감소했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희귀병 제품군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군에서 매출이 올랐지만 다발성경화증 제품 매출 감소를 상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의 실적과 주가는 부진하지만 바이오젠은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 영역에서의 선구자라고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했다. 위 연구원은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라며 “하반기부터 후발주자(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와의 경쟁이 시작되겠지만, 레켐비의 미래 매출 성장성이 더 높다고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레켐비는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정식 승인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뇌의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쌓이는 것을 막는 항체치료제로 바이오젠이 일본 에자이와 공동 개발한 의약품이다. 도나네맙은 올초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이다.
위 연구원은 “2028년 레켐비 매출은 49억달러, 도나네맙은 23억달러로 전망된다”며 “그 이유는 레켐비의 안전성, 투약 편의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기준 미국에서 약 2000명의 환자가 레켐비로 치료받고 있으며, 처방 가능 환자로 등록되거나 처방을 시작한 환자도 3800명으로 늘었다. 이어 위 연구원은 “레켐비 초기 성장세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일본에서의 1분기 처방 실적 데이터를 봐야 한다”며 “일본은 미국보다 알츠하이머 진단 및 검사가 빈번하기 때문에 (레켐비) 성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