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김여정 담화문, 한·미·일 연계 흔들려는 속셈"

입력 2024-02-16 09:40
수정 2024-02-16 10:26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북 가능성을 언급한 담화문에 대해 일본 내에서 한·미·일 3국 연계를 흔들려는 속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히라이와 슌지 난잔대학 교수는 16일 NHK에 북한은 "한·미 양국과는 달리 납북 문제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일본에 접근함으로써 (3국 관계를) 흔들고 싶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례적으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이 대일 담화를 발표한 점에 대해 "권력의 중추에 보다 가까운 메시지라고 어필할 수 있다"며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미·일 3국은 지난해 정상회담을 실시해 결속을 강화했고 또 한국과의 평화 통일을 부정하는 매우 긴장감 있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히라이와 교수는 북한이 납북 문제를 의제로 삼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자신들이 양보해서까지 일본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 일본 입장에서는 북한의 종래 자세를 변화시키는 것이 제1 목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5일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기시다)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NHK는 일본 정부안에서도 "납북 문제는 다 해결됐다는 북한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단순히 견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과 "북한 문제와 관련해 연계하는 한·미·일 3국 사이에 균열을 넣으려는 움직임"이라는 의견 등 담화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김 부부장의 담화에 담긴 의도를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 수집과 분석을 진행 중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일정상회담 추진 관련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는 상황"이라며 방북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