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패배 손흥민·이강인 불화 때문"…클린스만의 변명

입력 2024-02-15 19:30
수정 2024-02-15 23:00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올해 아시안컵 준결승전 패배의 원인으로 이강인·손흥민이 중심에 선 선수들 간 내분 사태를 꼽았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아시안컵 결과와 대표팀 운영,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대표팀 내 갈등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후 이어진 회의 결과 발표에서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보인 부진한 경기력의 원인으로 선수단 내부 갈등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대표님 경기 이후 자택인 미국을 떠난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회의 참석 1시간여 만에 퇴장했다.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패배 원인으로 손흥민과 이강인을 지적했다고 하는데, 실패 원인을 직접 뭐라고 설명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의에 "그 내용도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이야기했다"며 "자세한 사항은 선수단 내 불화가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이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 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이 감독으로서 적절히 역할을 하며 대표팀을 운영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됐다.

황보 본부장은 "전력강화위원 간 토론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관리 측면에서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에서 부족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또 이날 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경질 필요성에 의견을 함께 했다. 황보 본부장은 위원회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위원회의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작년 2월 말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지 1년 만에 자리를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됐다.

다만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자문을 목적으로 설치된 기구로 감독 경질을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는 만큼 '사령탑 경질' 의견을 축구협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 집행부는 전력강화위원회 결과와 앞서 13일 열린 경기인 출신 임원 회의에서 나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결정을 내리게 된다.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결단만 남은 셈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이달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0-2의 충격패를 당했다.

역대 최고 전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해외 체류를 비롯한 안일한 태도 논란이 불거지며 아시안컵 이후 경질 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 요르단과의 경기 직전 축구대표님 선수들 간 내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팀 관리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