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감사를 시행한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판매 과정에서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감사원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도 연간 감사계획을 발표했다. 국가적으로 중요성이 큰 ‘고위험 중점 분야’ 중 40여 개 사업이 감사 대상에 올랐다. 특히 ELS 등 고위험 투자상품의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감사를 하반기에 시행하기로 했다. 확인된 손실 규모만 5000억원이 넘는 홍콩H지수 ELS 상품도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은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ELS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을 금융당국이 제대로 관리·감독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H지수 ELS 중 이달 7일까지 만기가 도래한 상품(9733억원)에서 5221억원의 손실이 확정됐다. 2021년 2월 12,000선을 웃돌던 H지수가 현재 5300~5400선에 그치고 있어 올해 총손실액은 7조원에 달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감사원 관계자는 “홍콩 ELS를 포함한 고위험 투자 상품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감독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홍콩H지수ELS피해자모임’ 등은 감사원에 금융위와 금감원을 상대로 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발생한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의 원인을 포함해 국가 주요 전산망 실태도 감사하기로 했다. 국가 채무와 국세 체납·고소득자 탈세 관리, 국방부 등의 사이버 공격 대비 실태도 점검한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