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데도 일본 증시는 활활 타오르고 있다. 중국 시장을 떠나 일본으로 몰려든 해외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2% 오른 38,157.94로 마감했다. 1990년 1월 11일 이후 34년1개월 만에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8,000선을 넘어섰다. 올 들어 닛케이지수가 14% 오르면서 1989년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38,915)도 눈앞에 뒀다.
도쿄증시 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자자가 닛케이지수의 질주를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8일 도쿄증권거래소는 올 1월 외국인투자자가 일본 주식을 2조693억엔(약 18조39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월간 기준으로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1982년 이후 일곱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반면 지난 한 달간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은 자국 주식을 1조695억엔어치 순매도했다.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자국인의 외면 속에 외국인투자자의 매수로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향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국 증시를 탈출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렴한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다. 닛케이지수 구성 종목들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6.3배로 20배가 넘는 미국 S&P500지수 구성 종목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