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코GPT 집착 안한다…"해외 AI모델도 선택지 고려"

입력 2024-02-15 17:24
수정 2024-02-16 01:39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에서 자체 모델과 해외 모델을 섞어 쓰기로 했다.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은 품질 개선을 거쳐 출시한다. 카카오톡으로 AI 서비스를 풀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영역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15일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과 AI를 결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코GPT2.0은 서비스 적용에 충분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내부 평가 등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코GPT2.0은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출시하려 한 LLM이다. 카카오는 이 LLM을 공개하는 대신 작년 12월 카카오톡에 AI를 활용한 메시지 요약과 말투 바꾸기 기능을 도입했다. 폭넓게 쓸 수 있는 중량 LLM을 앞세우는 대신 경량 LLM을 활용한 AI 서비스를 쪼개 우선 선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카카오는 자사 서비스에 코GPT2.0뿐만 아니라 해외 AI 모델도 선택지로 고려하기로 했다. 자체 AI 도입을 고수하는 대신 비용 효율화를 우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투자를 늘리느라 AI, 헬스케어, 클라우드 등 3대 신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220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올해에도 투자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작년보다 손실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지난해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조105억원으로 전년보다 14.1% 늘었다. 영업이익은 5019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13.5% 줄었지만, 에프앤가이드가 내놨던 영업이익 추정치인 4766억원을 웃돌았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