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2040년 0.7%까지 떨어질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외 전문 인력 유입과 파격적인 여성 연구인력 육성책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 축적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00년대 4.7% 수준이었던 국내 경제 잠재성장률이 코로나19를 거치며 지난해 1%대를 기록하는 등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로 노동 부문의 성장 속도가 더뎌지며 2040년에는 0.7%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국가의 장기 성장을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발굴과 축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자율주행 차량,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했던 일본이 이젠 연구 인력 감소로 미국과 중국을 보조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한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의 연구 인력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SGI가 한국의 미래 연구 인력을 추산한 결과 2020년 55만8000명에서 2030년 51만2000명, 2040년 43만7000명으로 줄 것으로 내다봤다. 20년새 21.6%(12만1000명)가 줄어드는 셈이다.
보고서는 연구인력 증가와 연구자당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연구 인력을 늘리기 위해 파격적 여성 연구인력 지원책을 제시했다. SGI에 따르면 국내 전체 연구인력 중 여성 비중은 2021년 2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5%에 크게 못 미친다.
보고서는 “첨단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재직하는 맞벌이 부부에 대한 공동육아지원 사업 확대 등이 필요하다”며 “퇴직한 고숙련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직무 분석 및 발굴 등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외 전문인력 유입 확대와 AI의 적극적 활용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유입되는 해외 전문인력 이민자 수는 2012년 4만1000명에서 2023년 4만6000명으로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며 “비자제도 개편과 경쟁국 이상의 정주 여건 지원 등을 통해 외국 인력을 적극 유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