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15일 16: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해외 부동산 부실 리스크가 국내 증권사의 신용도를 흔들 수 있다는 신용평가사의 지적이 나왔다.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 인식이 이뤄지면 실적 악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5일 '증권사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현황 및 관련 손실 점검' 보고서에서 “지난해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손실이 크게 발생했다”며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관련 손실 부담은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국내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총액은 1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형태별로는 부동산펀드 및 리츠·지분투자 형태가 8조7000억원 규모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지역 익스포저가 각각 6조6000억원, 5조4000억원에 달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나신평의 지적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펀드 8조3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4조6000억원 규모에 대해서는 손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40%가량인 1조8000억원어치를 지난해 9월 말 기준 평가손실로 인식한 상태다. 그러나 나머지 약 3조6000억원에 대해서는 아직 손실을 한 번도 인식하지 않았다는 게 나신평의 설명이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 NH투자, 하나, 메리츠, 신한투자, 대신증권 등 6개사로 확인됐다. 나신평은 “지난해 잠정 연결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미래에셋, 하나, 메리츠, 신한투자증권의 실적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며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해 대규모 손실인식을 단행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경우 모기업으로부터의 유상증자, 후순위성 채권 인수 등 지원 가능성을 반영할 계획이다. 나신평은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발생 여부와 금융지주의 재무적 지원 규모 등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