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15조 적자인데…'임금 4.6% 인상' 부족하다는 노조

입력 2024-02-15 15:31
수정 2024-02-16 00:58
삼성전자가 올해 성과에 따른 임금 인상률을 뺀 기본 인상률을 2.5%로 노동조합에 제시했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점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노조는 ‘기본 인상률 8.1%’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조 등에 올해 임금 기본 인상률을 2.5%로 제시했다. 개인별 성과 인상률(평균 2.1%)을 더한 평균 임금 인상률은 4.6%가 된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올해 물가 상승률(2.5%)을 2%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회사 제안에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와 대표 교섭권이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노사협의회는 5.74%를, 노조는 8.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노조는 “회사 측이 진정성 있는 협상 의지가 없다”며 단체행동을 위한 쟁의대책위원회도 가동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임원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직원 게시판엔 ‘8% 임금 인상 요구는 과도한 것 아니냐’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경영 여건 등을 고려해 노사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임금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실적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