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호황' 2040년까지 계속…"아시아·유럽 수요 폭발"

입력 2024-02-15 09:16
수정 2024-02-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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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사인 셸이 2040년까지 전 세계 LNG 수요가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포함, 성장 잠재력이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지속적인 수요 강세가 나타날 거란 점에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셸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LNG 수요량이 2040년 약 6억2500만~6억85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수요량(2023년 기준 4억400만t) 대비 50% 넘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7억t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던 1년 전보다는 관측치를 보수적으로 내려 잡았다.

이런 흐름은 중국과 동남·서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원자재 시장분석기업 독립상품정보서비스(ICIS)와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중국의 LNG 수입량은 지난해 약 7000만t에서 올해 8000만t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찍었던 정점(7879만t)을 뛰어넘을 거란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LNG 수입국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석탄 중심’에서 ‘가스 중심’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다.



스티브 힐 셸 에너지 담당 부사장은 이날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지난 10년간 가장 강력한 수요를 보여 왔으며, 현재에도 대규모 천연가스 인프라가 가동되고 있다”며 “향후 10년 동안에도 LNG 수요 증가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30년 이후부터는 동남·서남아시아에서 자체 가스 조달 능력이 후퇴하면서 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수입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일본·호주 서방국들의 LNG 수요는 이미 2010년대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후 유럽향(向) 가스 공급을 차단하자 LNG가 ‘에너지 안보’ 확립을 위한 전략 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스페인, 벨기에 등 유럽 주요국들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LNG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잠재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선 LNG 수입 관련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셸은 주장했다. 2020년대 후반 완공이 예정된 인프라로는 미래 수요를 감당하기 벅차다는 지적이다. 힐 부사장은 “유럽에선 구조적으로 연간 5000만~7000만t, 또는 그 이상의 LNG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까지 체결된 장기 공급 계약은 2030년까지 남은 기간 수급 격차를 메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미국이 신규 수출 시설에 대한 승인 결정을 전면 보류한 조치도 변수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달 말 환경 영향 평가를 이유로 승인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LNG는 석탄 등 다른 화석 연료보다는 청정하지만, 연소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또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힐 부사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가) 1년 정도 지속된다면 괜찮겠지만, 그 이상 장기화할 경우 LNG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치솟았던 LNG 가격은 최근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지역 LNG 가격은 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작년 연평균 약 18달러로, 2022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MMBtu당 70달러) 대비 크게 낮아졌다. 올해 들어서도 MMBtu당 10달러 밑에서 유지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