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쏠(SOL)클러스터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쏠클러스터는 은행권 최초로 본부 프로젝트매니저(PM), 심사역 등이 현장의 기업금융전담역(RM)과 한곳에 모여 대출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본부 기업금융 조직을 현장에 배치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기업금융 서비스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11일 본점 기업금융부 산하에 쏠클러스터 조직을 꾸리고 경기 수원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 조직은 현장에서 기업과 소통하며 일선에 있는 RM, RM의 영업 결과를 바탕으로 대출·외환 서비스 등 구체적인 상품 구조화를 책임지는 PM, 상품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는 심사역을 한곳에 모은 조직이다. 인원은 RM과 PM, 심사역 세 명씩에 클러스터장 한 명 등 열 명이다.
가장 큰 특징은 이전까지 분리돼 있던 본부, 현장 조직이 기업금융 최일선에서 하나의 조직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RM이 지방에서 영업하면 본부에서 PM이 상품을 정밀하게 재설계하고, 심사역이 심사 작업을 차례로 진행했다. 현장과 떨어진 PM과 심사역의 작업을 거치는 탓에 RM의 영업 결과가 서비스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1~2주 걸렸다. 쏠클러스터는 RM과 PM이 함께 현장 영업에 나서고 심사역이 곧바로 심사 작업을 해 의사결정 과정이 수일 단위로 단축된다.
쏠클러스터는 △자동차 부품 △반도체 부품·장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세 가지 특화산업에 속하는 기업에만 여신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련 기업이 밀집한 경기 중부와 충청권에 접근하기 좋은 수원에 1호 쏠클러스터가 들어선 이유다.
신한은행이 서비스 대상 산업을 제한한 것은 그만큼 산업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전국 단위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본부 PM 인력이 16명인데 이곳에만 3명을 배치했다”며 “자동차와 반도체, 소부장 산업은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서비스가 필요했기 때문에 단행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속성과 전문성을 무기로 갖춘 쏠클러스터의 영업 성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신설 약 3주 만인 지난달 말 기준 6개 업체에 572억원의 여신을 제공했다.
다른 은행도 지방에 심사조직을 별도로 두는 경우가 있지만 심사 권한이 본부 심사역에 비해 낮다. 쏠클러스터 소속 심사역은 본부 심사역으로서 전결 권한이 본부와 동일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부의 통제를 받는 RM PM과 달리 심사역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본부 심사부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독립성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