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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원자재 업체 글렌코어가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의 니켈 채굴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니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막대한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인도네시아산 니켈이 시장에 과잉 공급되면서 커진 손실을 메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글렌코어는 12일(현지시간) "뉴칼레도니아 코암니보 니켈 광산의 지분(49%)를 매입할 새 투자자를 찾는다"고 발표했다. 글렌코어는 앞서 작년 10월 "2024년 2월부로 코암니보 광산에 대한 운영자금 투입을 중단한다"고 예고한 뒤 프랑스 정부와 추가 지원안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이날 결국 손절을 공식화했다.
글렌코어는 "뉴칼레도니아의 니켈 산업을 활성화하고 구조하려는 프랑스 정부의 노력에 감사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프랑스 정부의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코암니보 광산의 향후 운영 방향은 지속 불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으며 글렌코어는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손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지분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시장에 인도네시아산 니켈이 과잉 공급되면서 니켈값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 니켈 생산국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2022년에만 세계 니켈 공급량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60만t을 생산했다. 인도네시아산 니켈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2022년 t당 2만5000달러에 달했던 니켈 가격은 이후 약 60% 폭락해 t당 1만6000달러선으로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렌코어의 결정은 인도네시아산 니켈의 과잉 공급이 다른 국가의 니켈 생산 프로젝트를 위협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며 "중국 기업이 공급망 대부분을 통제하는 인도네시아산 니켈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암니보 광산 외에도 트라피구라의 고로 광산 등 뉴칼레도니아 역내에서 사업 중인 3개 기업 모두 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채굴을 중단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