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제작한 김덕영 감독이 13일 영화 관람 사실을 인증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깜짝 인사를 남겼다.
김 감독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위원장이 전날 건국전쟁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을 옮기며 "영화 시사회 초대장을 들고 여의도 당사를 찾아간 게 지난 1월 4일이었다"며 "부디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이 초대장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간곡히 부탁하고 왔지만, 국민의힘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김 감독은 이어 "그가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는 잘 모르겠다. '제가 영화에 나오던데요'라고 첫마디를 던지는 모습에서 한 위원장 특유의 솔직함이 느껴졌다"며 "한 위원장의 말이 고마웠다. 개인적으로도 그가 잘되길 바란다. 부디 영화를 보며 시대를 앞서가는 이승만의 리더십과 정치 감각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한 위원장에게 간절히 바라는 것은 현실 정치의 가장 유력한 차세대 대권 주자로서 이승만의 순수한 '애국심'을 그가 가슴에 간직하길 바란다"며 "영화 '건국전쟁'을 만든 감독이 추운 겨울 낯선 여의도 당사까지 찾아서 그에게 초대장을 전달하려고 했던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모두 이승만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빚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비대위원장실 일부 관계자들과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이 영화는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농지 개혁과 같은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에서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인 지난해 7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연사로 참여해 이 전 대통령의 토지개혁을 치켜세운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는 당시 "1950년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가장 결정적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침략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관람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분의 모든 것이 미화돼야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며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안전한 것이고, 농지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가의 나라로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