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경기도에만 16조 풀렸다

입력 2024-02-13 18:16
수정 2024-02-14 01:53
지난해 보금자리론 대출액(약 44조원) 가운데 경기도에 총 16조원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전국 대출 규모(약 17조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연간 대출액 증가율 1위는 세종(338.0%)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작년 전국 보금자리론 대출 금액은 총 43조8659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18만9911건 대출이 이뤄졌다. 1년 새 대출 총액은 157.5%(26조8337억원) 급증했다. 9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내 집 마련 수요가 많은 경기도 쏠림이 두드러졌다. 작년 경기도 보금자리론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2.5% 늘었다. 전국 대출 총액에서 경기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1.5%에서 37.0%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주택 매수자 가운데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하려는 젊은 층 비율이 높은 데다 대출 기준이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30대 매수자 규모에 따라 지역별 보금자리론 대출 규모가 큰 격차를 보였다. 작년 보금자리 대출액 증가율이 높았던 세종, 대구(240%), 울산(187%)은 지역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지만 보금자리론을 통한 젊은 층의 아파트 매입이 활발히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30대 아파트 매입자가 4050보다 적었던 광주(14.9%), 강원(46.7%), 충북(81.5%) 등은 전국 평균 증가율(157.5%)을 크게 밑돌았다.

올해 보금자리론 인기는 예전만 못할 전망이다. 올 들어 ‘특례’를 뗀 일반 보금자리론 규모가 10조원 안팎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보금자리론을 이탈한 대출 갈아타기 등의 수요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 대상, 금리 등 보금자리론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연 4.2~4.5% 수준인 상황에서 우대금리를 적용받은 신혼·신생아 가구의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연 4.0~4.3%로 낮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그나마 거래가 이뤄지던 지방 부동산 경기가 한층 가라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