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사들의 안방이던 모바일 게임 시장이 중국 기업의 놀이터로 바뀌고 있다. 중국 게임이 이 시장 매출 톱5 중 3개를 차지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공급에 쏠린 사이 중국 업체들이 장르 다각화에 힘쓴 결과다.
13일 모바일 앱 분석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8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상위 1~5위 게임 중 3개가 중국 게임이었다.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워: 서바이벌’ ‘붕괴: 스타레일’ 순으로 1·2·4위를 차지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워, 원신 등 중국 게임이 2·4·6위에 올랐다.
1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MMORPG가 매출 상위권을 휩쓸었다. 지난해 2월 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게임 매출 순위를 보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W’ ‘리니지2M’ 등이 1·3·4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선 이렇다 할 국산 신작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게임의 팬층이 두터워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중국 게임사인 호요버스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스타레일을 주제로 연 게임 행사엔 500여 명이 몰렸다. 호요버스는 2020년 출시작인 원신으로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우는 장르인 ‘서브컬처’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 회사가 2022년부터 매년 여름 반포한강공원이나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연 축제는 한 해에 3만 명이 찾는 대형 행사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이 한국 게임을 따라 만든다는 건 옛날얘기”라며 “자본력뿐 아니라 기획력에서도 국내 업체가 중국 게임을 배워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