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간선 '도로 위' 아파트 설계, '도로 옆'으로 바꾼다

입력 2024-02-13 18:23
수정 2024-05-31 15:44
서울시가 중랑구 신내동 북부간선도로 위에 인공 대지를 조성해 주택을 공급하는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 설계를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인공 대지에는 공원을 조성해 건축물의 하중을 덜고, 지반 안정성이 높은 남쪽 대지에 모듈러주택 대신 아파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원룸형 임대주택 대신 3~4인 가구도 거주할 수 있는 중형 면적대를 넣고, 공공분양과 임대주택을 함께 공급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3일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을 담은 ‘신내4공공주택지구(신내4지구) 지정변경안 및 지구 밖 사업변경안’에 대한 주민 공람을 2주간 실시한다고 밝혔다.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은 서울시가 2019년부터 추진한 ‘콤팩트시티(수직도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전체 면적(7만4675㎡) 중 2만3481㎡는 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구간 상부를 덮은 인공 대지로 조성하고, 그 위에 15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 2~3개 동을 짓는 게 원안이었다.

서울시와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022년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까지 받았으나 작년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설계 검증 과정에서 인공 대지 위에 건물을 지으면 하중을 견디기 어렵다는 자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아파트를 북부간선도로 남쪽 잔여 부지(2만7011㎡)에 짓고, 원래 아파트를 지으려던 인공 대지에는 주차장과 공원(2만6487㎡)을 조성하기로 했다.

설계 변경안에 따르면 지하철 6호선·경춘선·면목선(예정) 신내역 200m 거리에 78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공급된다. 원래는 전용면적 39㎡ 이하 경량 모듈러주택 990가구를 모두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었다. 서울시는 설계 변경을 통해 아파트 전용면적을 키우고 공공분양 주택을 섞기로 했다. 전용 39㎡ 이하 임대주택 241가구, 전용 50~60㎡ 임대주택 125가구와 공공분양 188가구, 전용 60~85㎡ 임대주택 47가구와 공공분양 187가구가 들어선다. 가구 수를 확보하기 위해 용적률은 기존(220%)보다 대폭 상향한 300%를 적용했다. 입주는 당초 내년 말에서 2027년 말로 2년 늦췄다.

신내4지구는 앞으로 경기 구리시에서 북부간선도로를 타고 서울로 진입할 때 관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대중교통으로 40분, 강남역까지 50분이면 접근할 수 있다. 신내역 일대는 남북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상태다. 지구 북쪽으로는 신내3지구를 개발한 신내데시앙포레(1896가구)가 들어섰다. 지구 남쪽 신내차량기지 맞은편(양원공공주택지구)에는 신내역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등 3215가구가 공급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