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이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한 ‘태양광 금융 서비스’ 계약이 1만 건을 돌파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인 한화큐셀은 단순 제조업체에서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중국 기업의 공급 과잉에 따른 제조업황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이 지난해 1월 출시한 태양광 금융 서비스 ‘엔핀’의 계약이 지난달 말 기준 1만 건을 넘어섰다. 누적 계약 규모는 5억달러(약 6600억원)다. 엔핀은 개인이 주택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할 때 선수금에 따라 대출해주는 서비스로, 연이자는 3.99~9.99%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주택용 태양광의 70%는 할부 금융을 통해 설치됐다. 주로 금융회사들이 할부 금융을 제공하던 이 시장에 태양광 제조사로서는 처음으로 한화큐셀이 등장했다.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 점유율 1위인 한화큐셀은 미국 전역에 깔린 200여 개 영업점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 이용자를 넓혔다. 제조사라는 특징을 살려 태양광 기자재 수리·보수와 금융 서비스를 연관시키며 시장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태양광 시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에 따라 급성장 중이다. 미국 정부는 인센티브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독려한다는 취지에 따라 2032년까지 미국 내 주택에 설치된 청정에너지 시설의 자산가치에 대해 30%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해준다.
한화큐셀은 중국 기업의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태양광 설비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엔핀 등 다른 서비스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한화큐셀은 고객에게 무상으로 태양광을 설치해주고, 여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력구매계약(PPA)으로 다른 기업에 파는 형태의 신규 상품도 1분기 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높은 부가가치와 유연한 이익 구조가 기대되는 태양광 연관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제조업체를 넘어 태양광 전체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