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친문-친명 구분은 죄악"…공천 컷오프 앞두고 '내부 단속'

입력 2024-02-12 18:36
수정 2024-02-13 00:57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명단 공개를 앞두고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계 간 갈등 확산과 제3지대로의 이탈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설 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필요한 당내 갈등이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 지도부는 이 같은 불필요한 갈등과 분열이 총선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설 연휴 이후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를 개별 통보하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위 20% 명단에 든 의원은 후보 경선 과정에서 얻은 득표수의 20%를 감산당하는 페널티를 감수해야 한다.

민주당에선 최근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띄운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으로 친명계와 친문계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임 위원장의 연이은 발언이 사실상 친문계를 향한 불출마 내지 험지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당내에선 “하위 20% 명단에 비명(비이재명)계나 친문계가 다수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지난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범진보연대 세력의 승리를 안길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친명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설 연휴 첫날인 9일 자신의 SNS에 “친명-비명을 나누는 것은 소명을 외면한 죄악”이라며 “오직 단결되고 하나 된 힘으로 주어진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고 적었다. 최근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선 “우리를 구분 짓는 행위 자체가 저들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조 전 장관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번 총선에서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를 심판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도 “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