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암호화폐 현물 거래량은 1조4000억달러(약 1859조원)어치로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1월 11일 상장된 이후 암호화폐 시장 유동성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유동성이 커지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다.
지난 5일 블룸버그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CC데이터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디지털 자산 현물 거래량은 1조4000억달러어치로 19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미국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지금까지 약 16억달러(약 2조123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돼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자산 마켓메이킹(MM·유동성 지원) 업체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호화폐업계에서 가장 큰 마켓메이커 중 하나인 윈터뮤트의 에브게니 게이보이 설립자는 “비트코인 거래량은 연말까지 2021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암호화폐 시장이 2021년 상승장처럼 변동성이 커진다면 (시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억달러의 자본을 추가 확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트레이딩 업체인 GSR마켓의 추안 진 퐁 APAC(아시아·태평양) 및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영업총괄은 “장기적으로 볼 때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유입은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망은 개선되고 있어 거래 규모와 유동성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유동성의 회복을 기대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암호화폐 리서치 업체 카이코는 연구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이후 비트코인의 마켓 뎁스(예약 매수 및 매도 물량)와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비트코인 마켓 뎁스는 FTX 붕괴 이전 수준까진 회복되지 못했다. 유동성을 제공하는 마켓메이커가 암호화폐 시장에 완전히 복귀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