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8일 16: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이 2020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다.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반등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오랜만에 회사채 시장에서 게임사가 등장하면서 흥행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오는 26일 2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2년물과 3년물로 구성한다. 흥행 여부에 따라 4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KB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았다.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게 공모채 발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잠정 실적공시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6649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2021년 4분기 이후 8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지난해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 ‘신의 탑: 새로운 세계’ 흥행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임을 정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작 효과도 회사채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레이븐2',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를 2분기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유영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경쟁력 있는 다수의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며 “잼시티, 카밤, 스핀엑스 등 적극적인 해외 게임 개발사 인수로 해외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구조 장기화를 꾀하겠다는 게 넷마블의 구상이다.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등을 회사채 발행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의 신용도가 AA급에서 A급으로 내려온 것도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AA급 회사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점에서 기관과 개인투자자 등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일 수 있어서다.
오랜만에 게임사 회사채가 등장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사가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온 건 2021년 10월 더블유게임즈 이후 처음이다. 게임사들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2020년과 2021년 잇따라 조달에 나섰다. 넷마블을 포함해 펄어비스, 컴투스, 더블유게임즈 등이 대거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 신작 효과 부진 등으로 게임업계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사 자금조달 경험이 풍부한 KB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은 것도 눈길을 끈다. KB증권은 2019년 엔씨소프트 회사채 발행 당시 주관사를 맡았다. 2020년 넷마블이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섰을 때도 KB증권이 참여했다. 2021년 펄어비스의 설립 후 첫 회사채 수요예측 업무도 단독으로 주관한 바 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