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나더니 뭔 일이야?"…한 달 새 분위기 돌변한 수입차

입력 2024-02-07 09:12
수정 2024-02-07 10:12

지난해 연말 공격적 프로모션 등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렸던 수입차 브랜드 분위기가 불과 한 달 사이에 반전됐다. 연초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저하에 된서리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1만3083대였다. 전월(2023년 12월) 대비 반토막(51.9% 감소) 났다. 1월은 업계에서 계절적 비수기로 통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도 19.4% 줄어든 수치다.

브랜드별로 보면 지난해 연말 국내 최다 판매 수입차에 오른 BMW가 올 1월에도 4330대를 팔아 1위를 유지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2931대) 렉서스(998대) 볼보(965대) 도요타(786대) 순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전월 대비 판매 실적으로 보면 모두 판매량이 급감했다. 벤츠는 65.7%, BMW는 44.8%, 볼보는 40% 줄었다.

감소폭이 가장 컸던 수입차 브랜드는 폭스바겐. 지난해 12월 1462대의 판매고를 올렸던 폭스바겐은 올 1월 판매량이 53대에 그쳐 감소폭이 무려 96.3% 에 달했다. 아우디(85.3%) 람보르기니(85.1%) 벤틀리(79%) 마세라티(66%) 푸조(61.6%)도 판매량 감소 타격이 컸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연말 구매 수요 급증 이후 구매 결정을 보류하는 연초 심리가 올해는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브랜드 및 제품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모델 라인업을 더욱 강화해 판매 회복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수기인 1월인 데다 고금리 상황도 자동차 구매에 부담을 줘 수입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연말 수입차 업체들이 최대 수천만원에 달하는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여파가 이어졌다.

벤츠는 지난해 전기 세단이 EQS 2023년식 모델에 20% 이상의 가격 할인을 제공했다. EQB, EQE, EQS SUV, EQE SUV 등 전기차에도 15% 내외의 할인 혜택을 적용했다. BMW는 5시리즈 8세대 완전변경 모델에 최대 10% 이상의 할인율을 제공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일부 모델들을 대상으로 2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차량을 판매했다.

연초 전기차 판매 부진도 수입차들 발목을 잡았다. 전기차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탓에 고객들이 전기차 구매를 미루기 때문이다. 테슬라 역시 지난달 국내에서 단 한 대 팔았을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수입차 브랜드들이 연말에 좋은 조건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이때 차량 구매가 많은 편"이라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초에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