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안컵 우승하면 안된다"…손웅정 발언 재조명

입력 2024-02-07 08:19
수정 2024-02-07 09:03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호가 요르단에 충격적으로 패배하며 64년 만의 우승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 이번 대회 내내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에 아쉬워하고 있는 팬들은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의 발언을 재조명하며 씁쓸한 마음을 달래고 있다.

7일 각종 축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손 감독이 지난 1월 7일 보도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재조명하는 게시물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당시 손 감독은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에 우승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당연히 한국이 우승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라면서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나란히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일본과 한국 중 어느 팀이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이냐는 물음에도 "(선수 개인 기량의 총합을 놓고 볼 때) 한국은 일본에 게임도 안 된다. 우리 축구인들이 반성해야 한다"며 "축구 실력,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다. 우승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질타했다.

축구 팬들은 손 감독의 이런 발언을 끌어오며 "맞는 말씀 하셨다", "손웅정 선생님은 결국 이렇게 될 걸 알았던 것", "한국 축구를 구해달라", "손흥민이 월클(월드클래스) 아니라는 것 빼고 손 감독이 틀린 말 하는 거 본 적이 없다", "손 감독의 지적이 정확했다",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 축구 현실을 잘 아시는 분" 등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했지만,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뒤 64년간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번 대회 6경기에서 총 10골을 내준 한국은 전체적인 경기 조직력에서 문제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내 승리했고, 호주와의 8강전에서도 연장전에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일부 팬이나 매체에서는 이번 아시안컵에서의 한국을 놓고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좀비 축구'라 포장했으나 사실상 졸전의 연속이었다는 냉혹한 평가도 분명 존재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