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슈팅 0개' 굴욕적 완패…전술에서 밀린 한국, 4강 탈락

입력 2024-02-07 02:01
수정 2024-02-07 14:32

7일(한국시간)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과 맞붙은 한국 축구 대표팀이 0-2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8강 호주전 연속 연장 혈투 끝에 극적 승리를 거둔 대표팀이었지만 이날 경기 관건이었던 체력적 열세와 핵심 수비수 김민재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크호스’ 요르단에 승리를 내줬다.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2-2 무승부를 기록한 요르단은 4강전에서 한층 매서운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 초반부터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여러 차례 위협적 장면을 연출했다. 반면 대표팀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패스 미스가 잦았고 중원 싸움에서 밀렸다.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대표팀은 상대 공격진의 개인 능력에 의한 돌파에 수비가 쉽게 벗겨지는 모습도 노출했다. 요르단이 슈팅과 유효 슈팅에서 대표팀을 크게 앞서는 등 공세를 펼쳤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으로 수 차례 위기를 넘겼다. 전반 32분에는 이재성의 헤딩슛이 상대 골대를 맞추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대표팀은 후반 8분 선제 실점했다. 몇 차례 상대에 역습을 허용하는 위험한 패스 미스를 범했던 박용우의 실수가 야잔 알나이마트의 골로 연결됐다. 후반 21분에는 또 다시 황인범이 공을 뺏겨 역습을 허용, 무사 알 타마리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체력적 부담까지 더해져 패스가 상대에게 끊긴 뒤 쫓아가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요르단은 두 골차로 이기는 상황에서도 라인을 내려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별다른 시간 지연 행위 없이 압박과 역습으로 대표팀을 괴롭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대표팀은 경기 내내 유효 슈팅 한 차례 없이 완패했다.

역사상 최초로 요르단에 패한 경기가 너무나 뼈아팠다. 한국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또 실패한 반면 요르단은 사상 처음 아시안컵 결승에 올랐다.

선수들 개개인의 면면은 화려했지만 팀으로서의 전술적 완성도가 요르단에 미치지 못한 결과였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참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침통한 표정으로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너무 죄송하고 아쉽다”고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