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만 2300여대, 명문대 보안의 비밀

입력 2024-02-09 14:45
수정 2024-02-09 15:30

서울 안암동 고려대 캠퍼스. 한 켠에 설치된 비상벨을 진행자가 꾹 눌렀다. ‘삐~’ 소리에 이어 보안 요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캠퍼스 내부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 들어섰더니 CCTV 화면이 수시로 바뀌면서 요원들이 안전을 점검하고 있었다. 고려대 서울캠퍼스에만 설치된 CCTV가 무려 2364대. 고려대를 담당하는 에스원 김정범 책임은 “교내 75명의 보안 요원이 하루 5회 순찰을 돌면서 (비상벨 등이)잘 되는지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능 형식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보안기업 에스원이 선보인 ‘보따리(보안 따라 리뷰한다)’다. 보안 점검을 위해 진행자가 대학교에 방문해 학생들과 퀴즈를 풀었다. 보안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무겁다는 인식이 있는데, 마치 캠퍼스 투어를 하는 것과 비슷해 9분여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지난달 22일 올라온 이 영상의 조회수는 11만회를 돌파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에스원이 고려대와 협업해 800만화소 초고화질 CCTV, 관제시스템, 자동심장충격기(AED) 등 넓은 캠퍼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보안솔루션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단순 소개 방식이 아니라 개그맨 이상준이 진행자로 나서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진행자의 입담과 학생들의 재치 그리고 보안시스템에 대한 상식까지 더해져 유익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영상은 고려대 커뮤니티인 고파스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근래에 봤던 고려대 관련 영상 중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영상”이라며 “최근 흉악범죄가 늘면서 캠퍼스 안전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데 이번 영상을 통해 고려대가 안전한 캠퍼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에스원은 2022년 CCTV에 찍힌 ‘춤추는 알바생’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1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보안 관련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보안위키'시리즈 등을 제작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해당 소셜미디어 영상의 인기는 흉악범죄 등 학교 내 각종 사건·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우리 사회 안전 인프라 구축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화 고려대 편에 이어 이달 말에는 2화 전남대 편이 올라오는 등 에스원이 관리하는 전국 대학 고객처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