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소수정당, 벌써 비례 주도권 신경전

입력 2024-02-07 18:42
수정 2024-02-08 02:35
비례 위성정당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권을 놓고 소수정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소수정당은 민주당에 비례대표는 물론 지역구 후보 단일화도 추진하자고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욕심이 과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 등 소수정당이 참여하는 새진보연합의 용혜인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례 위성정당의 후보를) 소수정당과 번갈아 배치하고, 지역구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례 위성정당에 소수정당 후보와 민주당이 낸 후보를 당선 가능성이 높은 앞 순번부터 번갈아 배치하자는 것이다.

범진보 진영의 연대를 주장해 온 연합정치시민회의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제가 특정 정당이 주도하거나 의석 독점 수단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며 사실상 민주당 주도의 비례 위성정당 추진에 반대 입장을 냈다.

하지만 민주당은 소수정당과의 연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비례 위성정당의 후보 배치와 검증은 자신들의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야권 연대에 민주당의 책임이 큰 만큼 그에 상응하는 권한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비례대표의 취지와 전문가 영입 등의 측면을 고려했을 때 민주당이 인적 자원이 더 많다”며 민주당 주도로 비례 후보 순번 배치 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