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을 실은 선박의 위치가 부산항에 실시간으로 전송되자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기상환경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선박의 항구 도착 시점을 예측했다. 동시에 장치장과 배후 물류센터를 드나드는 화물차량에 운송에 가장 적합한 컨테이너와 옮겨야 할 화물 위치가 전송됐다. 2030년 지능화 항만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부산항의 미래상이다.
강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과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 데이터 기반의 연구개발이 결실을 봤다”며 “설립 20주년을 맞아 부산항만공사는 앞으로 초연결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사장에 따르면 부산항은 자동화(2025년)와 디지털화(2027년) 단계를 거쳐 2030년 지능화 항만으로 탈바꿈한다. 완전 자동화 항만은 지난해 10월 부산항 신항 일부 구간에 적용됐으며, 앞으로 확대될 방침이다. 복수의 차량과 화물 정보를 한 번에 전송해 화물차량에 최적의 화물을 배정하는 환적운송시스템(TSS)은 부산항만공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강 사장은 “차량 반출입 예약시스템과 전자인수도증 서비스는 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7월 부산항 전 지역 의무 사용에 들어간다”며 “트럭 대기시간 축소, 시스템 활용 건수 대폭 확대 등 디지털 전환으로 항만 운영의 효율성을 상당히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스마트항만 자율운항선박 연계 기술과 AI 기반 와이어로프 진단 시스템, 드론 스테이션 등 다양한 기술을 정부, 기업, 대학과 호흡을 맞춰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항만공사가 디지털 전환 중심의 항만 구축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부산항이 세계적인 수준의 물류 거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22년 부산항은 세계 환적항만 순위 2위(1만1766TEU)를 기록했다. 화물이 부산으로 모인 뒤 세계 150개국 500여 개 항만에 분배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초연결 기술을 활용해 세계 2대 환적항이라는 위상을 공고하게 다질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의 역할도 확대된다. 부산항 관리 기능을 넘어 세계 주요 항만의 배후물류단지와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하는 종합항만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한다. 강 사장은 “비즈니스 거점 공간으로 부산항 북항 재개발을 완성하는 동시에 진해신항 건설로 항만 인프라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며 “디지털 전환 기술을 토대로 세계 주요 항만과 연계된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