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식품·뷰티, 印尼 할랄시장에 꽂힌 까닭

입력 2024-02-07 17:58
수정 2024-02-15 16:02
식품·뷰티업계가 인도네시아 할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최대 할랄 시장인 인도네시아를 교두보 삼아 성장 잠재력이 높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남아시아와 중동 할랄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R&I(연구개발) 센터 내 ‘향료 랩’을 신설하고 할랄 향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7일 밝혔다. 코스맥스는 2013년 자카르타에 화장품 공장을 준공하고 색조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5일엔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인도네시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취향에 맞춰 개발한 여덟 가지 향수 키트를 선보였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3분기 제품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할랄 식품과 화장품, 의약품에는 알코올이나 돼지 성분이 들어가선 안 된다. 가령 화장품 재료로 널리 쓰이는 콜라겐이 들어간 화장품은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없다. 인도네시아에선 오는 10월부터 전 수입 식품에, 2026년 10월부턴 모든 화장품 및 의약품에 할랄 인증 표기가 의무화된다.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인구(약 2억7000만 명)의 87%가 무슬림이다. 그만큼 할랄 시장의 성장성도 높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2020년 기준 41억9000만달러(약 5조5000억원)인 인도네시아 할랄 화장품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매년 12.7%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할랄 식품 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연평균 14.6%다.

글로벌 할랄 시장의 전진 기지로 삼기에도 적합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은 말레이시아 등 다른 이슬람 국가보다 받기가 까다롭지만 그만큼 공신력도 높다”고 했다.

식품업계도 인도네시아 무슬림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팔도는 지난 6일 밥알을 없앤 ‘비락식혜’를 현지에 선보였다.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 빙그레 등도 각각 주력 제품인 ‘해찬들 고추장’ ‘불닭볶음면’ ‘바나나맛우유’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