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은행 DBS, 역대급 실적에도 CEO 보너스 30% 삭감

입력 2024-02-07 15:02
수정 2024-02-07 15:22

동남아시아 최대 은행이자 싱가포르 투자은행 DBS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내고도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진 보너스를 최대 30% 삭감했다. 지난해 수차례 벌어진 디지털 서비스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BC,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DBS는 피유시 굽타 CEO의 변동 급여를 414만싱가포르달러(약 40억9000만원) 삭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연봉은 다음달 공개된다. 2022년에 굽타 CEO는 1540만싱가포르달러(약 152억원)를 받았다. DBS의 변동 급여는 현금 보너스와 이연 주식으로 구성된다.

DBS는 이날 싱가포르의 주요 3개 은행 중 가장 먼저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순이익은 예상치를 웃도는 23억9000만싱가포르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 순이익은 26% 늘어난 103억싱가포르달러로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DBS는 올해 연간 순이익 이자 전망을 작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DBS의 역대급 실적에도 지난해 반복된 디지털 서비스 중단 사태에 따라 CEO와 임원진들은 연봉 삭감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3월 DBS 디지털 서비스가 약 10시간 동안 멈췄고, 고객들은 온라인 뱅킹에 접속하거나 중개 거래를 할 수 없었다. 시스템 먹통은 10월에도 발생했다. DBS에서 수차례 결함이 발생하자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DBS에 6개월 동안 새로운 사업을 인수하거나 IT 시스템 변경하는 것을 금지했다. 당시 DBS는 사과와 함께 시스템 복원력을 개선할 계획을 발표했다.

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다른 경영진의 변동급여도 21% 삭감하고 말단 직원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한 일회성 보너스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DBS홀딩스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후 약 2.7% 상승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