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노는 인공지능(AI) 기반 심전도 데이터 분석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자기지도학습(Self-supervised learning, SSL)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 결과가 딥러닝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회인 표현학습국제학회(ICLR)에서 채택됐다고 7일 밝혔다.
ICLR은 올해 12회째를 맞는 AI 학회다. 매년 최신 AI 기술 및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가 발표하는 탑티어(top-tier) AI 및 머신러닝(ML) 분야에서 매년 최상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학회다.
이번 연구에서 뷰노 연구팀은 심전도 데이터의 학습과 분석에 특화한 자기지도학습 딥러닝 모델을 제안했다. 자기지도학습은 챗GPT 등 초거대 AI의 기반이 되는 딥러닝 기술이다. AI가 스스로 규칙을 찾아 레이블링(labeling) 되지 않은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레이블링이란 AI 모델을 개발할 때 데이터를 학습 가능한 형태로 가공해 일종의 정답지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자기지도학습을 활용해 의료 분야에서 많은 비용이 드는 레이블링 과정을 줄이고, 적은 양의 데이터로도 정확한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했다. 먼저 레이블링 되지 않은 많은 양의 심전도 데이터를 학습시킨 자기지도학습 모델을 구축한 다음, 해당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된 심전도 레이블링 데이터를 분석할 때 부정맥, 심근경색 등 여러 심혈관 질환을 효과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해당 모델은 예측 정확도를 나타내는 성능지표인 AUROC를 기준으로 병원에서 측정하는 표준 12유도(12-lead) 심전도에서 0.933, 6유도(6-lead) 심전도에서 0.903, 단일유도(single lead) 심전도에서 0.804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또 적은 양의 데이터로도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12유도 심전도를 기준으로 일반 딥러닝 모델 학습 데이터의 5%만을 활용하고도 AUROC 0.878의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1%의 레이블링 데이터(약 100개)를 학습시킨 경우 뷰노의 모델은 AUROC 0.815를 기록해, 일반 딥러닝 모델(AUROC 0.615)에 비해 훨씬 정확한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이러한 결과는 뷰노의 자기지도학습 모델이 적은 양의 데이터만으로도 심전도 측정 방법과 관계없이 다양한 심혈관 질환을 탐지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 AI 모델 개발 시 레이블링 과정을 크게 줄여 연구개발 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뷰노는 해당 모델을 향후 심전도 사업 영역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딥ECG’의 질환별 세부 모델 상용화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 현재 뷰노가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형태로 판매 중인 ‘하티브 P30’을 통해 수집된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하티브 P30-뷰노메드 딥ECG 연동 등 향후 사업 전개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예하 뷰노 대표는 “이번 ICLR에서 채택된 연구는 심전도 분야에 최신 AI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의미를 넘어 향후 사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결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심전도는 다양한 질환의 단서로 잠재적인 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앞으로도 연구개발을 지속해 언제 어디서나 높은 수준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