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 "이동욱, 실제 삼촌처럼 잘해줘" [인터뷰+]

입력 2024-02-07 12:16
수정 2024-02-07 12:17


배우 김혜준이 선배 배우 이동욱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혜준은 7일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킬러들의 쇼핑몰' 인터뷰에서 "이동욱이라는 배우가 캐스팅됐다고 해서 이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처음 제안받았을 땐 거절했는데, 두 번째 제안이 왔을 땐 이동욱 선배님이 계시고 대본도 너무 좋아서 빠르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삼촌 정진만(이동욱 분)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정지안(김혜준 분)의 생존기를 다룬 드라마다. 매주 궁금증을 폭발시키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열연, 강렬하고 스펙타클한 액션 시퀀스로 한국뿐 아니라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5개국서 3주 연속 디즈니 플러스 TV쇼 부문 TOP 10(플릭스 패트롤 기준)에 올랐다.

김혜준이 연기한 지안은 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의 비밀을 알게 되고, 삼촌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인물. 삼촌이 남겨놓은 그를 돕는 인물들의 지원을 받으며 놀랄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극을 이끈다.

김혜준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선보였다. 무에타이를 기반으로 한 맨몸 액션부터 적중률 100% 새총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킬러 삼촌 정진만 역을 맡은 이동욱과 '티키타카' 역시 극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로 꼽혔다. 김혜준은 "정말 삼촌처럼 잘 챙겨줬다"며 "촬영 중간에 광고를 찍거나 하면 꼭 광고 물품을 선물로 줬다. 월급 받으면 통닭 사 오는 아빠나 삼촌처럼"이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밥도 맛난 걸 많이 사주셨다"며 "'오늘 끝나고 뭐 먹을지 생각해봐'라고 말해주시더라"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혜준과 일문일답

▲ '킬러들의 쇼핑몰'은 어떻게 출연하게 된 작품일까.

처음엔 JTBC '구경이'를 끝난 상태에 제안을 받았다. 그땐 '이제는 살인이 나오거나 이런 장르물을 피하고 싶다'는 다짐이 있었다. 그래서 당시엔 고사했다. 그런데 그후에 다시 제안이 왔는데 너무 재밌더라. 장르를 따질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고 했다. 저는 제 캐릭터를 가장 먼저보는데, 지안의 성장 서사가 재밌었고, 삼촌과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 방식도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삼촌이 이동욱 배우라고 하니 '그럼 안 할 수 없지' 이랬다.(웃음)

▲ 삼촌으로 만난 이동욱은 어땠나.

너무 멋있었다. 좋은 선배이시고, 좋은 사람 같다. 진만 역할과도 찰떡이었고, 제가 그분을 보고 자란 세대라서 더 좋았다.

▲ 작품에 대한 호평이 많다.

캐릭터들이 좋은 거 같다. 무기도 다르고, 무술도 다르고, 지금껏 보지 못한 캐릭터가 많이 나온 거 같다. 지안의 주변도 그렇고, 진만 캐릭터도 이동욱 선배가 연기한 것 중 처음 본 모습 아닌가 싶다. 그래서 종영을 앞둔 지금 너무 아쉽다. 지안이로, 진심으로 살았는데 방송이 끝나면 보내줘야 할 거 같아서 너무 아쉽고 미련이 남는다.

▲ 액션을 많이 해도 이번엔 워낙 액션 장면이 많아 더 힘들었을 거 같다.

그땐 필요할 때 속성으로 배웠다. 그런데 이번엔 장르 자체가 액션이라 촬영 들어가기 4개월 전부터 훈련받았다. 그때부터 힘든 게 시작이었고(웃음), 그 전과 비교하자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특히 냉장고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무서웠다. 와이어로 당겨서 속도감이 엄청 빨랐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마음을 다잡는 게 힘들었다. 또 박지빈 배우랑 마지막 액션 장면을 찍는데, 둘 다 미숙한 부분이 있어서 생으로 싸우는 순간이 있었다. 여러 번 테이크를 가면서 에너지를 많이 쓰고 모든 걸 쏟아부어서 '컷'하자마자 쓰러졌다. '그만해주세요'라고 한 거 같다. 덕분에 지빈이와는 친해졌다. 동갑이라서 의견을 주고받기 좋았다.

▲ 또 이런 액션이 있다면 해볼 의향이 있을까.

촬영을 끝낼 땐 '다시 또 액션 장르? 감히 도전하지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나오는 걸 보니까, 다시 도전해보고 싶더라.

▲ 새총 액션도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새총이 굉장히 위험하더라. 저는 소품용으로 말랑말랑한 새총으로 했다. 보시는 분들이 액션 감이 있고, 역동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모니터를 하면서 소품을 썼다. 그래서 실제 타격률은 0%였다. 개인적으로 총을 멋있게 쓰는 언니 오빠들이 부럽긴 했는데(웃음), 그게 지안이 같았다. 작고, 뭔가 여려 보이고, 아무 것도 못 할 거 같은데 결국 이겨내는 모습들이 새총과 닮은 거 같다.

▲ 이동욱이 눈을 마주치며 '잘 들어 정지안'이라고 하는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를 보며 로맨틱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정말 삼촌처럼 잘 챙겨주셔서 로맨스를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웃음) 유대감을 느껴주신 게 아닌가 싶다. 촬영 중간에 광고를 찍거나 하면 꼭 광고 물품을 선물로 줬다. 월급 받으면 통닭 사 오는 아빠나 삼촌처럼. 밥도 맛난 걸 많이 사주셨다. '오늘 끝나고 뭐 먹을지 생각해봐'라고 말해주시고, 그런 부분들이 감사하고 좋았다.

▲ 액션은 그만하고 싶다고 했는데, 다른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을까.

귀여운 모습?(웃음)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제가 생각보다 유쾌하다. 지안이보다 유들유들한 부분이 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거 자체가 부끄럽다.

▲ 그런데도 지안과 닮은 부분이 있다면?

큰일은 덤덤하게 해내는 거 같다. '이걸 해결해야'라는 마음으로 헤쳐 나가는데, 그 부분이 닮아가는 거 같다. 큰일에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것이 그렇다. 그리고 지안을 보며 저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용기를 얻었다.

▲ 원작에 따르면 시즌1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될 거 같다. 시즌2를 대해선 기대할 수 없는 걸까.

구체적으로 시즌2를 얘기하진 않았다. 그런데 모든 작품에서 그런 얘길 하지 않나. '얘는 이렇게 끝나고 어떻게 살까' 이런 말들. '지안이는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가려나' 이 정도의 대화만 나눴다. 물론 시즌2가 진행되면 좋을 거 같다.(웃음)

▲ '킬러들의 쇼핑몰'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에서 3주 연속 TOP 10에 올랐다.

그런 결과 너무 좋고(웃음), 그 결과가 유지됐으면 좋겠다. 킬러들을 대상으로 한 쇼핑몰이 있다는 소재가 좋고, 다채로운 캐릭터를 다른 나라 시청자들도 재밌게 봐주시지 않나 싶다. 그리고 주인공인 삼촌이 죽고 시작하는 이야기 아닌가. 회상으로 전개가 되는 건데, 그런 색다른 부분이 재밌게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 마지막 결론만 앞두고 있다.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론이 아닌가 싶다. 지안이가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을 보여줄 거 같다.

▲ 이전까지 필모그라피를 보면, 해석의 여지가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 같다. 본인의 선택일까.

하다 보니(웃음). 제가 생각하고 본 건 아니지만, 뭔가 목표가 있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캐릭터에 끌리는 거 같다. 전 개인적으로 장르물, 잔인한 장면을 못 본다. 액션도 챙겨보지 못한다.(웃음) 이번에도 제가 출연하지 않은 장면들은, 제가 직접 찍은 건 덜한데 그렇지 않은 과거 장면들은 고함을 지르면서 봤다. 전 휴먼, 멜로, 로맨틱 코미디, 자전적인 행복한 이야기 좋아한다. 영화 '어바웃 타임' 같은.

▲ 배우 김혜준과 사람 김혜준의 간극이 큰 거 같다.

제 삶이 심심하고, 고요하다 보니 연기로 풀고 싶은 욕구가 있나 싶다.

▲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해 올해로 활동 10년 차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자면, 쑥스럽지만, 열심히 했다고 응원해주고 싶다. 인간적으로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부끄럽지 않게 항상 그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꼼수 피우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흡수해서, 고이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 그리고 선배님들에게 배운 건데, 이전엔 제가 '먼저 해도 되나' 하면서 주저했는데, 요즘은 최대한 주변을 돌아보려 한다. 선배님들과 후배들,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려 한다. 그렇게 변화하며 성장하고 싶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