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측이 "HMM 재매각은 관련 기관들과 충분히 협의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렬로 끝난 HMM 매각을 이른 시일 내 다시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대내외 여건 자체가 불확실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감안해 (HMM 재매각은) 신중하게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은행과 해수부 산하 한국해양진흥공사은 6일 밤 12시까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주주 간 계약 협상을 이어갔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하림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특성을 고려해 JKL에 한해 5년간 주식 보유 의무에서 제외해달라고 했지만 해진공이 반대했고 결국 협상이 무산됐다.
해수부는 HMM의 재매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대내외 여건 자체가 불확실한 측면이 많다"며 "수출입 기업들의 물류 안전성이 중요한데 (HMM 매각과 관련해 다시 논의하면) 심리적인 영향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신중하게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호황을 맞았던 해운 업황이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단기간 내 재매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향후 HMM의 주요 과제는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에 어떻게 대응할지다. 앞서 HMM과 같은 해운동맹(디 얼라이언스)에 속한 독일 선사 하파그로이드가 탈퇴를 선언하며 경쟁력 약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5위 해운사인 하파그로이드는 2위 선사 머스크와 함께 내년 2월부터 '제미니 협력(Gemini Cooperation)'이라는 새로운 해운동맹을 결성할 예정이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HMM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게 매각의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매각은 무산됐으니 이것과 관계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글로벌 해운동맹이 재편하는 것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매각 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직원들의 내부 동요를 관리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직원들이 매각되느냐 마느냐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동요가 있지 않았겠느냐 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경영진으로 하여금 잘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MM 해운노조의 경우 하림의 HMM 인수를 반대하며 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향후 파업 동력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