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의사' 40대, 수억원 가로채고 사기 결혼하다 징역형

입력 2024-02-06 14:53
수정 2024-02-06 14:54


의사, 변호사 등을 사칭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명재권)는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42)에게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기망의 내용이 상당히 불량하고 편취금 또한 6억원이 넘는다"며 "동종 처벌 전력이 있지만 누범 기간 중 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의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해 비난의 가능성이 크고 피해자가 경제적 피해 외에 정신적 충격도 크게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해액 중 1억원 가량은 회복됐고 피해자가 이자제한법에 위반되는 고이율이나 과도한 수익을 기대한 측면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21년 1월 "현재 5000원인 비상장 주식이 상장되면 6만원까지 올라 갈 것"이라고 피해자를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3월 다른 피해자에게 접근해 사업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편취했다.

뿐만 아니라 이씨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행세를 하며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9억원 상당을 투자금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허위 통장으로 재력을 과시하며 60대 여성 B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혼인 이씨는 B씨의 딸과 결혼할 것처럼 행세하며 B씨에게서 5억6000만원을 편취했다.

이씨는 '가짜 의사' 행세를 하며 상견례 자리에 부모 대역 아르바이트까지 고용해 피해자를 속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 해에 결혼식만 세 번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