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6일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했다. 이날부터는 통신 3사 어느 곳에서든 40만원 안팎의 공시지원금을 적용받을 수 있다. ‘단말기를 더 싼 값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라’는 정부 주문에 따른 조치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48만9000원으로 늘렸다. 기존 10만~20만원에서 25만~48만9000원으로 지원금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KT는 베이직 요금제 이상 구간의 공시지원금을 35만~48만원으로 조정했다. 종전보다 20만3000~25만원 높은 수준이다.
통신 3사 중 최대 공시지원금을 가장 높게 책정한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이날 공시지원금을 15만5000~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일 12만~45만원 수준으로 올린 데 이어 지원금을 더 풀었다.
업계에서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추진 및 정부 주문에 영향을 받은 조치로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 활성화를 통해 단말기 가격이 실질적으로 인하되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말했다. 단통법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통신 3사와 삼성전자 측을 소집해 공시지원금 확대를 촉구했다. 이날은 애플코리아 부사장과 만나 단통법 폐지 취지를 설명하고 단통법 개정 이전이라도 지원금을 통한 단말기 구입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요청했다. 애플코리아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3사 모두 상향 전 공시지원금으로 구매한 이들에게 사실상 ‘소급 적용’을 해준다는 방침이다. 출시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공시지원금을 조정한 ‘특수 상황’을 반영해서다. 통상 기업들이 가격 정책 시행 전 판매분에는 원칙적으로 소급 적용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서둘러 먼저 구매한 고객이 억울해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며 “차액만큼을 보상할 구체적인 방안을 곧 내놓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