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6일 롯데칠성에 대해 올해 당장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다며 눈높이를 낮췄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필리핀 법인의 실적이 올해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롯데칠성의 목표주가를 대체로 낮춰 잡았다. 하이투자증권(21만원→20만원), 상상인증권(20만원→18만5000원), 한국투자증권(20만원→17만원) 키움증권(19만5000원→18만원)이 기존보다 더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NH투자증권(18만원)은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롯데칠성이 올해 제시한 가이던스(목표치)는 연결 기준 매출액 4조2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이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필리핀 법인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효율화 작업에 나서면 당장 급격한 이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 같은 이유로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다소 보수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필리핀 법인 관련 비용 이슈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롯데칠성이 제시한 해당 법인의 실적 전망치도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롯데칠성 필리핀법인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한 9184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7.3% 감소한 80억원이었다. 모두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필리핀 법인이 약 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롯데칠성의 작년 4분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여기에 장기 종업원 급여 관련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주영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필리핀 법인 종속회사 편입이 4분기부터 완료됐으나 기대만큼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필리핀 음료 영업 상황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류 부문의 성장성엔 주목했다. 강은지 연구원은 "맥주 공장은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해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소주 가격도 인상돼 주류 수익성이 소폭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맥주 생산라인에서 다른 음료 제품도 생산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작년 하반기 출시한 맥주 신제품은 1분기 내 구체적인 시장 반응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맥주 공장 설비 효율화를 통해 고정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