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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대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이 안전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 최후 통첩을 날렸다.
에미레이트항공의 팀 클라크 사장은 4일(현지시간)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보잉의 제조 능력이 점차 하락세를 걷고 있다"며 "우리 엔지니어를 보잉에 파견해 생산 라인을 직접 감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비행 중 동체가 파손된 보잉737 맥스9 여객기 논란에 지난달 5일 해당 기종의 비행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유나이티드항공 등 보잉의 고객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보잉 비판 대열에 합류했는데, 이날 클라크 사장의 발언은 사실상 최후 통첩에 가깝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보잉이 엔지니어링 우수성보다 재무 성과를 우선시하는 등 장기적인 경영 및 거버넌스 측면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게 최근 논란의 원인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클라크는 2003년부터 에미레이트항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보잉의 최대 고객사다. 지난해 11월에도 장거리 비행에 사용되는 와이드바디 보잉777 및 787 제트기 95대를 520억달러에 주문한 바 있다. 클라크 사장은 "우리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 엔지니어를 파견해 보잉과 보잉 공급사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의 777라인 생산 공정을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 같으면 이런 파견 감독이 당연히 허용되지 않았을 텐데,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보잉에) 어떤 사달이 났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보잉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안전 문화를 장착해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제조 공정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