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146조 어쩌나…팔레스타인인 추방하고 위기 맞은 '이 나라'

입력 2024-02-05 08:58
수정 2024-02-0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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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노동자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동남아시아에서 외국인 건설 노동자 6만여명을 데려온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주택부는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중단된 건설 작업을 재개하기 위해 인도,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에서 외국인 노동자 6만5000명을 자국에 데려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코비 블레이치 주택부 대변인은 "새 외국인 노동자 집단이 몇 주 안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건설업계는 전쟁 이전 현장에서 일하던 약 7만2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보안 상의 이유 등으로 해고한 뒤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태국 등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도 안전 문제로 상당수 귀국했다. 남은 외국인 노동자는 약 2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 출신 건설 노동자 수는 21세기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했다. 건설 호황이 왔던 2022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스라엘 건설 노동자가 배관, 전기, 페인트 등 기술집약적인 분야를 맡고 팔레스타인 노동자는 주로 건물 구조를 세우고 기초를 다지는 노동집약적 업무를 했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추방되면서 이스라엘 건설 현장은 멈춰섰다. 라울 사르고 이스라엘 건축협회 회장은 지난해 12월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외국인노동자 위원회에 출석해 "30%의 생산 능력만 가동돼고 있다"라며 "건설 현장의 약 50%가 폐쇄돼 이스라엘 경제와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증언했다.

건설 경기가 멈추면서 이스라엘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지난해 8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건축·부동산 부문의 대출 총액은 약 4000억세켈(약 146조원)로 집계됐다. 이타이 아터 텔아비브 대학교 콜러 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는 건설 산업이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2%라고 분석했다.

한편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경찰력을 배치하고 공무원에게 급여를 제공하는 등 기존 영향력을 일부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하마스 고위 관료와 주민들을 인용해 이처럼 하마스가 가자시티에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정복과 사복을 입은 경찰이 가자시티 최대 의료시설 시파병원과 경찰본부, 관공서 등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하마스 관계자는 AP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복귀는 황폐해진 도시에 질서를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