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덤 클라크, '60타' 치고 페블비치 정복했다

입력 2024-02-04 18:13
수정 2024-02-05 00:20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윈덤 클라크(31·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12언더파 60타를 치며 코스레코드를 세웠다.

클라크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9개를 쓸어 담고 보기 1개를 더해 12언더파 60타를 쳤다. 2017년 대학 대회인 카멜컵에서 헐리 롱이 작성한 61타에 1타 앞선 신기록이다.

이날 2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신기록 경신의 시동을 건 클라크는 전반에만 28타를 치는 맹타를 휘둘렀다. 9개 홀 코스 최저타와 타이기록이다. 클라크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에서 8m 거리에 올려 이글 기회를 잡았다. 이글을 낚으면 ‘꿈의 타수’인 59타를 기록할 수 있었지만 공이 홀 바로 앞에 멈춰 성공하지 못했다.

클라크가 최고 기록을 작성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퍼트였다. 지난해 US오픈 우승 이후 그는 퍼트 난조를 겪어왔다. 최근 새 퍼팅 코치를 만나 그립과 샤프트 길이를 바꾸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일찌감치 대회 코스에 도착해 연습그린에서 아홉 가지 퍼터를 놓고 고심하기까지 했다. 이날 클라크는 “홀이 엄청나게 커 보였다”고 했다. 3라운드에서 클라크는 단 23회만 퍼터를 잡았다. 그린마다 평균 1.3회 퍼트하는 데 그친 셈이다.

행운도 따랐다. 이날 맹렬한 기세로 타수를 줄여가던 클라크는 16번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그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왼쪽 깊은 러프에 빠져버린 것.

최소 1타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라이를 살펴보던 클라크는 공이 동물이 파 놓은 굴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경기위원이 받아들이면서 클라크는 무벌타 드롭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보다 좋은 자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은 무사히 그린 위에 올라갔고, 클라크는 파로 이 홀을 마무리했다. 골프 규칙 16.1에 따르면 동물 구멍, 공사 중인 구간,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 또는 일시적인 물에 의한 방해로부터 무벌타 드롭으로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다.

클라크는 경기를 마친 뒤 “18번홀에서 페어웨이에 공을 올린 뒤 특별한 숫자(59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오늘 경기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