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 난조 극복에 땅쥐의 행운 더해지자… 클라크, 페블비치서 '코스레코드'

입력 2024-02-04 14:21
수정 2024-02-04 14:22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윈덤 클라크(31·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12언더파 60타를 치며 코스레코드를 세웠다.

클라크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9개를 쓸어담고 보기 1개를 더해 12언더파 60타를 쳤다. 이 스코어는 2017년 대학 대회인 카멜컵에서 헐리 롱이 작성한 61타에 1타 앞선 새로운 기록이다. 프로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나온 코스레코드는 1983년 톰 카이트와 1997년 데이비드 듀발 등 4명의 선수가 세운 62타였다.

이날 2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시동을 건 클라크는 전반에만 28타를 치는 맹타를 휘둘렀다. 이 역시 9개홀 코스 최저타와 타이기록이다. 클라크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홀에서 8m 거리에 올려 이글 기회를 잡았다. 이글을 잡으면 '꿈의 타수'인 59타를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공이 홀 바로 앞에 멈춰 성공하지 못했다.

클라크가 최고의 기록을 작성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퍼트였다. 지난해 US오픈 우승 이후 그는 퍼트 난조를 겪어왔다. 최근 새 퍼팅 코치를 만나 그립과 샤프트 길이를 바꾸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일찌감치 대회 코스에 도착해 연습그린에서 9가지 퍼터를 놓고 고심하기까지 했다.

이날 클라크는 신들린듯한 퍼팅을 선보였다. "홀이 엄청나게 커보였다"는 그의 말처럼, 3라운드에서 클라크는 단 23회 퍼터를 잡았다. 그린 마다 평균 1.3회 퍼트하는데 그친 셈이다. 그의 캐디인 존 엘리스가 "나는 어떤 사람도 오늘의 그보다 퍼트를 잘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행운도 따랐다. 이날 맹렬한 기세로 타수를 줄여가던 클라크는 16번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그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왼쪽 깊은 러프에 빠져버린 것.

최소 1타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라이를 살펴보던 클라크는 공이 동물이 파 놓은 굴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경기위원이 받아들이면서 클라크는 무벌타 드롭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보다 좋은 자리에서 친 두번째 샷은 무사히 그린 위에 올라갔고, 클라크는 파로 이 홀을 마무리했다.

골프 규칙 16.1에 따르면 동물 구멍, 공사 중인 구간,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 또는 일시적인 물에 의한 방해로부터 무벌타 드롭으로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다. 클라크는 경기를 마친 뒤 "18번홀에서 페어웨이에 공을 올린 뒤 특별한 숫자(59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오늘 경기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가 1타 뒤진 중간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2위, 지난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우승자 마티외 파봉(프랑스)이 15언더파 201타로 3위에서 클라크를 추격했다. 김시우는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전날 공동 10위에서 공동 14위(10언더파 206타)로 내려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