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 악화땐 금융 도미노 붕괴"

입력 2024-02-02 18:17
수정 2024-02-03 02:20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하면 공기업 재무건전성과 금융권 안전성까지 잇따라 무너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일 서울대에서 열린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공기업-금융부채의 상호연관성과 정책제언’ 보고서를 공개했다.

황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70년 합계출산율을 1.02명으로 가정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3%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재정건전성 악화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공기업 건전성과 금융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연쇄적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공기업과 금융기관은 정부의 암묵적인 지급 보증 효과로 실제 신용등급보다 최대 11단계 높은 등급을 인정받고 있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서 발행한 3만5000개 채권을 분석한 결과 한국전력 등 비금융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 금리는 비금융 민간 기업보다 0.51%포인트 낮았다. 산업은행과 같은 금융 공기업의 조달금리도 민간 금융회사보다 0.17%포인트 낮았다. 황 연구위원은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무너져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연쇄적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연쇄 파급효과를 막기 위해 공기업과 금융회사의 정부 의존성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